전 가산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입니다.
가산에서 참 오래도 근무했어요.
하루의 1/3을 보내는 곳. 가산디지털단지
동료들 사이에서는 '가산병' (고산병에서 나왔나 봐요) 이란말도 사용해요.
멀쩡하던 몸이 가산에만 오면 아프고, 숨이 안 쉬어진다며 ㅠㅠ
직장인의 애환이 담긴듯한 병명이죠.
그리고 가산엔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수많은 건물들이 있고
출퇴근에 한 번에 몰리는 사람과 차들
점심시간의 웨이팅
어디 가산뿐이겠습니까... 사람 모이는 곳 다 그렇죠.
지나가면 이 바글바글 또한 그리워질 수도.
암튼 요는 하루의 1/3을 보내는 회사생활도 내 삶의 일부
소중한 시간 ㅎㅎ 맛있게 먹고 즐겁게 생활하자~~
TMI빌드업의 이유는 가산에서 맛집 찾아 돌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해졌어요. 직장동료는 포스팅하려고 사진 찍는 절 보며
점심시간에도 일을 한다며,, 안쓰러워합니다.
의무와 선택은 다른 거라며 저는 사진을 찍고
동료는 밥이라도 편히 먹으라며 걱정해 줍니다.
이곳은 근처건물인데
오랫동안 꾸준히 항상 사람이 많은 곳입니다.
가산삼계탕.
겨울은 따뜻한 음식이 생각날 때.
여름은 보양식으로
사시사철 사람이 많아요.
삼계탕은 뭐 언제나 같은 맛을 유지하고
많이들 찾으시는 메뉴예요.
가산에서 갖가지 자극적인 음식들에 위가 힘들어하는 날은
여기가 딱이거든요.
게다가 반계탕이 있어서 여성분들이 많이들 찾고
남성분들도 반계탕 많이 드시더라고요.
반계탕에 국물과 찹쌀을 다 먹으면 충분히 배가 부르다고요.
최근 유난히 사람이 많아서 주변을 둘러봤더니
빨간 닭볶음탕들을 드시는 거예요.
얼마 전 삼계탕 먹으면서 주변 테이블에서 주문한
닭볶음탕이 너무 맛나 보였어요.
그 후로 몇 번을 갔는데
갈 때마다 닭볶음탕 소진돼서 없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데서 먹어도 되는데
여기서 못 먹으니 끝까지 먹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점심시간보다 15분 일찍 나갔어요.
ㅎㅎ그랬더니 두 팀 웨이팅 중
기다리다 또 못 먹으면 억울하니
미리 닭볶음탕 먹을 수 있나요 물어보고
사장님이 가능할 것 같다고
주방에 물어보고 오셔서 말씀해 주셨어요.
좋은 가격에 든든하게 먹고
나올 때의 뿌듯함이 있는 곳입니다.
반찬은 깍두기와 오징어젓갈 두 개예요.
고추정도가 있으면 참 좋겠다 싶지만,
단가가 안 나오는 건가?
괜히 가격 올리는 것보다는 낫지 뭐 하며
우리끼리 결론지어 봅니다.
삼계탕 먹을 때는 너무 좋은데
닭볶음탕 먹을 때는 좀 매우니
하얀 반찬류가 좀 있으면 좋겠다 싶다가
메뉴판에 계란말이가 있는 걸 보고
그래 아쉬우면 저걸 주문하면 되는 거지.
맛집에 가면 뭔가 마음이 후해지는..
닭볶음탕 닭고기살이 꽤 풍성하고
적당히 매우면서 적당히 걸쭉하며 적당히 자극적이라
기분 좋게 스트레스 풀리는 느낌이에요.
얼마 전 정말 이것이 음식인가 하는 수준의 음식을
만원 넘게 먹었는데
반계탕은 9천 원 닭볶음탕은 9500원이거든요.
월급 빼곤 다 오르는 물가에
점심값이 무시 못할 가격이에요.
저도 도시락을 싸볼까
가볍게 먹어 볼까 이렇게 저렇게도 해보았지만,
30분의 꿀잠이 아쉽기도 하고
아침에 아이 밥 주고, 남편 착즙주스 만들어주고,
커피 내려서 텀블러에 싸주고..
(누가 시킨 건 아닙니다만,,,ㅠㅠ)
아침부터 지쳐 있고 노동대비 시간대비 비용을 계산해 본 결과
맛있는 곳을 찾아 행복하게 1시간을 보내자로 결론.
점심값은 2만 원 미만으로 책정
그런데 요긴 만원 미만 저는 오늘 만원을 번 거예요.ㅎㅎ
남편에게 이 계산법을 말했더니.
점심시간에도 돈 벌어서 재벌 되겠다 그러네요.
목요일이 요즘은 금요일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내일은 금요일이어서 좋고
모레는 토요일이니 좋고
글피는 일요일이라서 좋고
그글피는 ,,, 주말을 기다리는 월요일이 오니 좋은 걸로.
지지고 볶고 사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해 버리니
오늘은 뭘 지지고 볶을까 찾게 되고
덜 지지고 볶은 날은 평안해서 감사하게 되네요.
아무 일 없는 하루가 소중해지는 요즘입니다.
누군가 애써 키운 닭과 야채
누군가 더운데 해준 점심을 먹고
오늘도 잘 먹고 왔습니다. 번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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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삼계탕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31 (가산동 3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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